Sinners 2009. 8. 26. 22:00



기본적으로 이런 인간이니까요- 라고 말하던 그 표정은
너무나 흔해빠지고 쓸데없이 꼿꼿해서.

 

아차, 싶은 마음에 순간 후회했지만
마주보던 상대의 미묘한 표정에서 내가 읽어낸 무언가는
금세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되어 와 닿았다.

 

 

 

어떠한 경우의 수에 한하여
빠릿빠릿함 보다는 너덜너덜한 관계성이 좋은 것들이 있다.

 

모든것의 경계도 기준도 없이 두리뭉실하고 뜨뜻미지근하게
종국에는 이것도 저것이 되고 그것이 요것도 되는 유기체 덩어리.

 

 

 

나에게 있어선 널리고 널린 이론과 정석 따위를 나불대는 것보다
단순하고 미련한 것 같지만, 대화와 몸짓 하나하나에 깊이가 있고
남에게는 한낱 꼬장 레벨의 지긋지긋하고 우악스레 보이는 고집도
자신의 신념과 논리를 내세워 열변을 토하게 만드는 외곬의 정신이
누군가와 소통하며 호흡하는 시간을 훨씬 유쾌하고 즐겁게 한다.

 

 

 

그래봤자 너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주관적인 관점의 차이 아냐?
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이 글을 읽는 그대의-

 

 

기분 탓

 

 

이라고 해 두자.

 

 

 

 

+ 덧)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기분 탓.. 기분 탓.. 기분 탓..
기분 탓이란 말이 이상하게 보여. =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