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다.

마냥.
하염없이.
끝도 보이지 않게.

상대의 아픔이 나의 고통이고, 나의 슬픔이 상대의 절망이고.
오롯이.. 그런거다.

나의 눈물이 조금이라도 안녕을 드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R.I.P.
평안하시기를.




늦은 보고(?)이지만
얼마 전, H양과 허트로커를 봤다.
강변까지 행차하여.
그것도 비 오는 날에.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비가 오기 전에 약속을 미리 잡아서 어쩔 수가 없었던 게 아니라,
비가 내리는 중에 나온 말임에도 그것을 주저없이 행동에 옮겼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것임.)

그게 뭐 어쨌단 거냐며 코웃음 치는 자들에게 억울한 마음에 한 마디 보태자면
비가 왔다- 는 시점에서 이미 이건, 나와 그녀의 일생에 누누히 회자되고도 남을만큼 대단한 일인걸.

어쨌든 하고싶던 얘기는 이게 아냐. ' -';
영화는, 별로 기대하지 않은것에 비해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랬기에 더더욱 재미있다고 느꼈던 걸지도 모르지만.)
감독이 여자라서 그런가. 표현들이 참으로 섬세했어. 의외로 많은 부분들이 인상적이었음.
거칠고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것에만 초점을 두고 그것이 전부인 양 그려왔던 기존의 밀리터리 영화들과는 좀 달랐다.
심리적인 부분들을 잘 만져놓았네. 이런 쪽이 오히려 취향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랄프 파인즈가 너무 멋있었고. ;ㅁ;
아흙. 미중년 만세. T ㅁT)/




무리 약한 소리를 하고 어리광을 부려도 될 일은 어떻게든 되는거고-
아니, 좀 더 능동적으로 표현하자면 '해 내는'거네. 인간이란 건.

좀 뿌듯하다.
열심히 했어. 나.




가지 관계에 너무 오랜 시간을 안주하게 되면 사람이 도를 넘어서게 된다고 해야하나..
좀, 과욕을 부리는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 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됐다.

내 멋대로 생각하고, 그로 인해 실망하고.
서운해하고, 울고, 원망하고, 초조해하고..

그게 다 따지고보면 애초에 내가 마음대로 기대한 결과인 주제에.

너무나도 서글퍼진다.
내가 이렇게나 속물스러운 인간이었나, 하고.

누구나 어느정도의 욕망에 가치와 의미를 두고 살아가지만
나의 마음을 무작정 상대에게 강요하고 의지하려 드는 건, 말 그대로 억지인데.
그럼에도 그것을 갈구하게 되는 건 내가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다며 자만하기 때문인걸까.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분명 지나치지 못하고 이렇게 반응 해 오겠지- 같은 거.

역겹다.

어쩌다가 큰 맘먹고 용기내서 저 밑바닥에 눌러붙은 한심하고 나약한 마음을 솔직하고 가감없이 내 보이면 내 보일수록
여실히 드러나는 소름끼치는 괴물과도 같은 이 실체를, 나는 아직도 마지막까지 제대로 마주 할 자신이 없다.
 
이런 가식과도 같은 일면들이 진심, 진심으로 안타깝고 저속하게 느껴지지만
한 걸음 뒤에서 제삼자의 입장으로 보자면, 인간이란 건 래서 재미있기도 해.



Posted by Sin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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