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e Geschichte 2011. 1. 2. 21:11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희망적이지 못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나라는 사람의 삐뚤어진 성격과 맞물려 다소 특수한 케이스로 국한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각자의 삶에 빗대어보며 소소하게, 혹은 많은 부분을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철저하게 외면하고 싶을 뿐, 자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테니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도 그 사람 앞에 서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혀 끝에 얽히는 온갖 서럽고 아픈 말들이 쉽사리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이 앞으로 뱉어낼 나의 말에 속박당해, 원치않는 짐을 함께 짊어지게 될 상대를 향한 걱정에서 나오는 배려심인건지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할지 알 수 없을만큼 쌓이고 엉킨 이 마음을 풀어내기 막막한 나의 아둔함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그냥 그렇게 체념한 뒤 한숨을 쉬며 쓰게 웃어버린 후, 
밝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 홀로 집으로 돌아올때의 그 서늘하고 공허한 마음을 스스로 괜찮다며 만져주고 달래주는 그 순간.
그 순간만큼은, 어떤 영겁의 찰나보다도 비참하고 절망적이어서.. 그 때의 괴로움은 차라리 죽는것이 편하다고 여기게 된다. 


살면 살 수록 울고싶은 일은 늘어갔지만, 정작 우는 방법은 잊어먹게 되었다.
마음가는대로 실컷 울다보면 이 알 수 없는 응어리진 마음과, 짓누르고 있는 수많은 무언가들이 조금은 트일 것 같은데
이것을 해소할 장소도, 방법도, 요령도-

모르겠다.
알 수가 없다.



처음부터 몰랐던 것이 아니기에 화가 난다.

분명 과거의 나는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부짖을 수 있었던 구김없는 솔직함도. 
나의 가장 볼품없고 추한 모습으로도 언제든지 매달릴 수 있었던 믿음직한 사람도. 
소란하고 요동치는 마음에 위안을 주고 안정을 얻던 사랑스러운 장소도..

전부 다.. 가지고 있었는데..


어째서 잊게 되었을까. 이렇게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무엇이 나를 이토록 미련하게 만들었을까.

Posted by Sinn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