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e Geschichte 2008. 9. 15. 03:57



 

 
이것은 길고 지루하고 밑도끝도없고 황당하기 짝이없고 바보같은
 
두서없는 이야기-
 
 
 
 
 
 
 
 
 
 
 
 
 
이상한 꿈을 꿨어.
 
 
 
 
 
 
나는 너를 찾아 계속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힘이 풀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바로 그 때.
 
저 골목 끝에서 네가 나타났지.
 
 
 
안아주고 싶었던 쓸쓸한 어깨도, 그렇게나 많았던 하고픈 말들도..
 
전부 사라진 나는, 너를 붙잡고 한참을 멍하니.. 그렇게 그러고만 있었는데,
 
 
 
반대편 골목에서 또 네가 나타났어.
 
 
 
'그럼,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아이는 누구야?' 라는 생각에
 
놀라서 내가 붙잡고 있는 너를 쳐다봤는데,
 
너는 어느새 내가 널 처음 만났을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어.
 
 
 
다시 반대편 골목을 쳐다봤을 때,
 
아까의 너는 지금의 너의 모습을 하고는 너무나도 슬픈 눈으로 날 쳐다봤어.
 
 
 
나는,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린 너를 붙들고 말하기 시작했어.
 
'저기 서 있는게 너야. 기억해?' 라고.
 
너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반응이 없었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 나는
 
너의 어깨를 잡고 흔들면서 급기야 기억해 내라며 소리치기 시작했지.
 
 
 
뒤돌아 그 골목을 다시 쳐다봤을때, 서 있던 지금의 네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 고개를 돌려 너를 보니, 내 품안의 너는 울고있었어.
 
소리도 없이 흐느낌도 없이 그저 눈물만 뚝뚝-
 
 
 
반대편 골목에 서있던 너처럼 내 손안의 너도 그렇게 울다 사라질 것 같아
 
덜컥 무서워진 나는 너를 꽉- 끌어안고 같이 서럽게 서럽게 울어버렸어.
 
 
 
 
 
 
 
 
그 때 팟- 하고 눈이 떠졌는데,
 
 
 
 
 
 
 
 
베개는 있는대로 젖어있고
 
눈은 퉁퉁 붓고, 뻑뻑해서 제대로 뜨고 감는 것 조차 힘들었고
 
목은 꽉 막혀서 말도 나오지 않고...
 
온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
 
 
 
 
 
 
한 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던 것 같아.
 
눈을 떴는데도, 꿈이라는 걸 알았는데도
 
꿈 속에서 느낀 그 슬픔이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더 커지고 생생해져서,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 또 엉엉 울어버렸어.
 
 
 
 
 
놀라 굳어버린 엄마와, 아빠와 할머니는 아랑 곳 않고
 
한참을 울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이번에는 막연하게 밀려오는 그립고 그리운 기분에 마음이 아파져서
 
또 한참을 그렇게 훌쩍대며 앉아있었어.
 
 
 
 
 
 
 
 
있잖아-
 
이게 무슨 꿈일까?
 
왜 이런 꿈을 꾼 걸까?
 
너는, 그리고 나는 뭐가 그렇게 슬펐을까?
 
나에게 너는 그렇게나 슬프고 그리운 존재인걸까?
 
 
 
 
 
 
 
나는 예지몽이라던가, 해몽이라던가 그런 건 몰라.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니가 많이 보고싶었나봐.
 
 

Posted by Sinn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