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오늘 창문 너머로 아침 해가 밝아올때까지
이런저런 엄청난 수다를 떨어댄 M언니와의 통화에서
우릴 가장 들끓게 만들었던 주제는 바로
『연애의 미학.』
이었다.
연애와 미학이라는 단어의 조합부터가 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이 주제로 정말 심도있고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아아.. 진짜.
나는 도저히 언니의 섬세한 멘탈은 따라갈 수가 없어요.ㅠㅠ
또 언니한테 한 수 배웠고요. 히히. :)
통화를 마치고 난 뒤에도
나는 오늘 하루종일 이것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처음부터 답이란 건 있을 리 없는 아주 주관적인 형태라고 해도..
아무렴 어떠랴.
그렇기에 더 재미있기도 하고.
나에게 연애라는 건
궁극적으로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내 나름의 행복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 하여
상대와의 관계는 연애가 아니라고 치부한다던가
혹은, 행복하지 않으면 헤어짐을 요구하는
극단적 인과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그런 건 있다.
나와 연애를 하는 상대방을 지켜주고 싶거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감정들이 생겨남으로서 나 역시 행복해지는 것이기에
결국 그 마음까지도 내가 행복해지기 위함이란 측면에서는 접근 방식이 다를 뿐, 최종적으로 같은 목적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엄청 빙빙 돌리고 비비 꼬아서 말하는 것 같지만.
결국 상대가 사랑스러울수록 나도 행복하다는 그런 얘기다.
그에 비하여, 간혹 아직도 종종 알게 되곤 한다.
타인에게 보여지기위한 그럴듯한 연애같은 걸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말해서 사람을 저울질하거나 잣대를 잰다던가 하는 거.
과거엔 이런 허영심을 자존심이라고 알고 지내던 때도 있긴 했다.
고로, 경험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금은 실체를 알고, 어리석었던 나를 반성한 뒤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있어 저것이 이유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
위에서도 말했듯, 이건 철저하게 주관적인 거니까.
그러니까, 나는 말이다.
나는, 어디까지나 이제 저런 건 질색이라는 거다.
대화의 막바지 즈음 M언니는,
오늘을 만족시키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받는 사람이 너에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는 얘기를 했는데
이 말은 나의 뇌리속에 아주 강하게 박혔다.
정말 딱이라고 생각했다.
간결한 한 마디속에 응축되어있는 무게감과 리얼리티에 듣는 순간 잠시 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언니의 표현력은 단연 최고라고요.
하.. 정말, 천리안같은 사람.ㅠ
하지만 그렇다.
이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이고,
그 이상에 최대한 가깝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손에 쥐어지는 결과물이 최종적으로 내게 남는 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사람을, 사랑을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나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싶다.
내 곁에 연인이란 이름으로 서 있을 언젠가의 누군가에게도,
그 사람을 향한 사랑도,
매 순간순간마다 한없이 솔직하고 깊고 올곧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나의 연애의 미학.
결코 순탄한 길은 아니겠지만,
내가 열심히 사랑하고, 많이 행복하며, 잘 살아가기 위해..
브라보!